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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는 법 죽음을 준비하며, 지금을 사는 연애편지

by 똑똑똑32 2025.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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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를 본받아』 - 불안에서 탄생한 고전

토마스 아 켐피스가 쓴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성경 다음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종교적 경건을 위한 안내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당시 유럽인들이 품었던 깊은 불안—죽음에 대한, 미래에 대한, 존재에 대한—을 다루는 처방전이자, 내면의 평화를 찾기 위한 안내서였습니다.

토마스는 질문합니다.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는가?" 하지만 이는 곧 다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그는 말합니다. 지금을 잘 사는 것이 곧 잘 죽는 것이며, 잘 죽는다는 것은 결국 두려움 없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그리스도를본받아 일부

한동일 교수, 마르세유에서 만난 ‘죽음’과 ‘삶’

한동일 교수는 tvN 알쓸별잡 지중해편에서 프랑스 마르세유의 언덕 위에 우뚝 솟은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성당을 방문하며, 깊은 통찰을 얻습니다. 이 성당은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이 무사 귀환을 기도하고, 그 감사의 표시로 봉헌한 수많은 작은 배 모형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바다로 나간다는 것은 언제나 죽음을 무릅쓰는 일이다.

마르세유 사람들에게 이 성당은 단지 신을 모시는 공간이 아니라, 삶의 끝과 맞닿아 있는 불안을 위탁하고 희망을 붙잡는 성스러운 피난처입니다.

유언장이 아닌, 연애편지를 쓰는 이유

교수는 마르세유 방문 전, 우울한 마음에 유언장을 준비하려 했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려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성당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유언장이 아니라, 내 삶에 연애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유언장은 죽음을 위한 준비이지만, 연애편지는 삶을 사랑하는 태도입니다. 그것은 아직 끝나지 않은 나의 인생에게 보내는 위로와 찬사입니다. 목표 중심의 삶, 미래만 바라보던 관역형 인간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인간으로 돌아오기 위한 작은 선언입니다. 삶을 향한 연애편지는 이렇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안녕, 나의 삶.
너는 참 많은 걸 버텨냈고, 지금도 이렇게 숨을 쉬고 있구나.
미안해. 너를 당연하게 여긴 날들에.
고마워. 지금까지 나와 함께해줘서.
이제부터는 너와 함께,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볼게.”

지금, 여기를 사랑하는 법

종말을 두려워하던 천년 전의 사람들과, 불안 속에서 유언장을 준비하던 오늘의 우리는 결국 같은 질문을 안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죽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 답은 늘 현재 속에 있습니다. 잘 죽는다는 것은 결국, 잘 사랑하고, 잘 살아내는 것이다.

죽음을 향한 두려움이 삶에 대한 사랑으로 바뀔 때, 유언장은 연애편지로 변하고, 불안은 연민과 감동으로 녹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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