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전,란’으로 영화 각본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은 “이제 위대한 국민에 어울리는 리더를 뽑아야 할 때”라며 의미 있는 수상소감을 남겼습니다. 그의 발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을 3가지로 정리하고, 역사적 시선과 현재적 통찰을 정리해 보았습니다.(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영화 '전,란'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박찬욱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영화 제목 ‘전,란’의 의미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임진왜란과 이후의 민란을 배경으로, 전쟁과 반란을 압축해 ‘전,란’이라 했다”고 밝혔고, 이어 “요즘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보며 이 영화가 자주 떠올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시사적 언급이 아닙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지금 어떤 리더를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자,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는 날카로운 통찰이었습니다.
자, 그렇다면 박찬욱 감독의 수상 소감과 영화 ‘전,란’을 통해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다시 상기해야 할까요?
1.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리더십 – 책임의식 있는 겸손함
박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차승원 씨가 연기한 못나고 비겁한 선조 같은 사람 말고,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겠다.”
이 말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무서워하다’는 말은 공포의 감정이 아니라, 책임과 존중의 감정입니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리더는 결국 국민을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역사 속 선조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백성의 안위보다 자기 안위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반면 오늘날의 리더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요구와 아픔을 경청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이 발언은 담고 있습니다.
✅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첫 번째 리더십:
"권위가 아닌 책임으로 국민 앞에 서는 사람"국민이 뽑아준 권력의 자리에 선 사람이라면, 그만큼 두려움과 존중을 가지고 민심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역사를 직시하는 리더십 – 기록과 진실에 기초한 통찰
공동 수상자인 신철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왜군 포로로 군대를 만든 왕이 있었다. 이를 알게 된 건, 이름 모를 사관 어르신 덕분이다.”
이 말은 역사가 가진 힘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정권이나 권력이 원하는 기록이 아니라, 백성의 편에 서서 진실을 적은 이름 없는 이의 용기가 오늘날 영화가 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 기록이 없었다면, 우리는 선조의 진짜 얼굴을, 전란 이후의 혼란과 절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직시할 줄 아는 리더십의 중요성입니다.
✅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두 번째 리더십:
"기록과 진실을 존중하고, 역사를 배우는 사람"국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과거를 정직하게 마주하고 반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기록을 소중히 여기는 리더는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입니다.
3. 국민의 용기와 지혜를 신뢰하는 리더십 – 민심에 대한 믿음
박 감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용감하고 현명한 국민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다. 이제 그 국민의 수준에 어울리는 리더를 뽑아야 할 때다.”
이 문장은 단순히 ‘국민을 칭찬한’ 말이 아닙니다. 박 감독은 위기의 상황을 돌파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닌 국민의 힘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사실상 리더에게 국민을 신뢰할 줄 아는 태도를 요구합니다. 국민은 때로 분노하고, 때로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늘 지혜로운 선택을 해왔다는 신뢰. 그것이 리더가 가져야 할 기본 태도라는 뜻입니다.
✅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세 번째 리더십:
"국민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신뢰하며 동행하는 사람"국민은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나아갈 동반자입니다. 그들의 지혜와 용기를 신뢰하는 지도자만이 위기 속에서도 진정한 희망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 박찬욱의 ‘전,란’은 영화 그 이상이었다
‘전,란’은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오늘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수상 소감은, 단순한 축하의 말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동체에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리더를 원하는가?”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선택하는가?”
“그 기준은, 당신이 바라는 나라의 모습과 닮아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