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백상예술대상에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2015년 《삼시세끼》 이후 10년 만에 예능이 다시 대상을 품은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됐다. 그 배경에는 공정성, 서사성, 글로벌 전략, 그리고 안성재 셰프의 “이븐하게”라는 명대사까지, 복합적이고 혁신적인 성공 요인이 있다.
🏆 예능이 예술의 중심에 서다: 《흑백요리사》의 백상 대상 수상 의미
2025년 5월 7일,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파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2015년 tvN 《삼시세끼》 이후 10년 만의 쾌거이며, K-예능의 수준과 가치가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상 소감을 전한 김학민 PD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지만, 사실 이 성취는 충분히 예견된 반란이었다. ‘요리 예능’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완전히 초월한 콘텐츠적 완성도, 전 세계를 겨냥한 기획력, 그리고 수많은 화제성을 동시에 거머쥔 결과물이었다.
🍽 《흑백요리사》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5가지 이유
① ‘요리 예능’을 넘어서 ‘계급 서사’를 창조하다
《흑백요리사》는 단순한 요리 대결이 아니다. 흑팀(하층)과 백팀(상층)이라는 상징적 구도로 출발한 이 예능은, 경쟁을 통해 한 끼를 요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참가자의 배경, 성장, 그리고 계급 이동 서사가 겹겹이 교차되며,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했다.
특히 참가자들이 진심을 다해 요리하며 겪는 갈등, 협력, 갈라섬의 순간들은 시청자들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고, 이는 전통적인 예능 이상의 감정적 서사 구조로 평가받았다.
② 시네마틱한 연출, 예능의 미학적 경지를 넓히다
350명이 넘는 제작진이 함께 만든 이 작품은 카메라, 조명, 편집, 음향 등 모든 연출 요소에서 영화적 디테일을 갖췄다. 특히 요리 과정을 담은 클로즈업, 연기와 김이 피어오르는 순간의 카메라 워킹, 경쟁 결과 발표 직전의 서스펜스 연출은 예능이 이렇게까지 섬세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학민 PD는 “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수십 명의 후배 PD들이 밤을 새며 만든 결과”라고 말하며, 팀워크와 장인정신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③ 안성재 셰프의 “이븐하게” – 예능 속 공정성의 아이콘이 되다
이 프로그램에서 단순히 콘텐츠 이상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잡은 존재가 있다. 바로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다. 그의 심사평 중
“이건 이븐하게 만들어야죠.”
라는 말은 순식간에 유행어가 되었고, 공정성의 상징어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서 ‘이븐하게’란 단순히 재료나 결과물을 균등하게 만들자는 말이 아니라, 기회를 공평하게 주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오는 구조에 대한 철학적 선언으로 읽힌다.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요즘 사회에도 이븐하게 좀 하자”는 댓글이 SNS에 퍼질 정도였다.
④ 글로벌 전략의 성공: 요리라는 언어, 계급이라는 코드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에 공개되었으며, 특히 일본, 동남아, 남미 등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요리’는 언어의 장벽을 넘고, ‘계급’은 전 세계 공감대를 자극하는 보편 코드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다'는 메시지, 요리를 통한 자아 실현이라는 테마는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강력한 공감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⑤ 예능이 예술로 평가받는 시대를 열다
백상예술대상 심사위원단은 수상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흑백요리사》는 예능의 경계를 넘은 작품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실현했다.”
예능이 단지 ‘재미만 있는 콘텐츠’가 아니라 인간, 사회,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장르임을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 안성재 셰프, ‘국민 심사위원’으로 떠오르다
《흑백요리사》를 통해 안성재 셰프는 단순한 심사위원을 넘어 콘텐츠의 철학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명대사들을 통해 공정성과 균형, 품격 있는 리더십이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안성재 셰프 명대사 BEST 3
- “이건 이븐하게 가야죠.”
- “접시는 거짓말을 안 해요.”
- “불 앞에선 모두 평등합니다.”
이처럼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예능 속에서 사회적 메시지로 확장되는 힘을 가졌다.
🔚 마무리하며: 예능도 시대를 말할 수 있다
《흑백요리사》의 백상예술대상 대상 수상은 하나의 프로그램이 잘 된 차원을 넘어서, 예능이 새로운 시대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건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기획력, 연출력, 윤리성, 글로벌 감각이라는 네 박자가 조화를 이루었고,
“이븐하게”라는 단어처럼 공정함에 대한 열망이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