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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Conclave), 새 교황 선출의 신성한 순간을 말하다

by 똑똑똑32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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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종교를 초월한 수많은 이들의 애도 속에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이에 따라 로마 가톨릭교회는 애도 기간을 거쳐, 이르면 5월 7일 오후 4시 30분부터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Conclave) 절차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전통 있고 비밀스러운 ‘콘클라베’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교황이 선출되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콘클라베의 정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교황 선출 절차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콘클라베(Conclave)란 무엇인가?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 "con clavis", 즉 "열쇠로 잠근 방"을 의미합니다. 이는 교황 선거가 완전한 격리와 비밀 유지 속에 진행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교황 선종 시, 80세 미만의 전 세계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회의 제도를 의미합니다.

교황령 Universi Dominici Gregis에 따라, 콘클라베는 교황 선종 후 최소 15일에서 최대 20일 이내에 시작되며, 추기경단의 전 세계적 이동을 고려해 시차와 도착 상황에 따라 조정됩니다.

콘클라베의 역사적 기원

콘클라베 제도는 13세기 중반부터 제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1268~1271년에 걸친 3년간의 교황 공석 기간으로, 이 긴 혼란을 해소하고자 클레멘스 4세 사후 진행된 콘클라베에서 ‘격리 선출’ 원칙이 확립되었습니다. 이 원칙은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성령의 뜻에 따라 교황을 선출하려는 가톨릭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콘클라베의 장소와 준비 과정

현재 콘클라베는 바티칸 시국 내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되며, 투표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은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외부와의 모든 소통을 차단당합니다. 전자기기, 인터넷, 신문, 전화기까지 모두 금지되며, 바티칸 경찰이 첨단 보안 장비로 감시합니다.

콘클라베의 핵심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은 미켈란젤로의 천장화와 최후의 심판화로 유명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전 세계 신자들의 기도가 모이는 ‘신성한 선거소’로 변모합니다.

교황 선출 절차: 한 표 한 표에 담긴 신중한 선택

1. 유권자 자격

  • 교황 선출 투표권은 80세 미만의 추기경에게만 주어집니다.
  • 현재 기준, 유권자 추기경은 총 138명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인물은 110명에 달합니다.
  • 한국에서는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유일한 유권자입니다.

2. 비밀 투표 방식

  •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되며, 하루에 최대 4번 투표가 가능합니다.
  • 투표 용지에는 "Eligo in Summum Pontificem" (나는 이 사람을 최고의 교황으로 선택한다) 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 추기경들은 투표 후 서열에 따라 제단으로 나아가 엄숙히 기도문을 낭독한 뒤 집표함에 투표합니다.

3. 선출 기준

  • 유효 투표수의 3분의 2 이상 득표가 있어야 당선이 확정됩니다.
  • 13일간 투표했음에도 당선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이루어집니다.
  • 결선에서도 동일하게 3분의 2 이상 득표가 필요합니다.

하얀 연기와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 콘클라베의 하이라이트

투표가 끝나면, 소각로에서 투표 용지를 태웁니다. 이때 나오는 연기로 교황 선출 여부를 전 세계에 알립니다.

  • 검은 연기(nero fumo): 새 교황이 아직 선출되지 않음
  • 하얀 연기(bianco fumo): 새 교황이 선출됨

하얀 연기와 함께 성베드로 대성전의 종이 울리며, 수석 부제 추기경이 발코니에 나타나 외칩니다.

“Habemus Papam!” (하베무스 파팜) – "우리에겐 교황이 있습니다"

한국일보 기사 캡쳐본

 

 

이어 새 교황의 이름이 공개되며, 그는 군중 앞에 나타나 “Urbi et Orbi(우르비 에트 오르비)” –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축복 메시지를 전합니다.

새 교황, 이름과 상징의 의미

선출된 교황은 자신의 본명을 버리고 새로운 교황명을 선택합니다. 이는 보통 존경하는 성인이나 전임 교황의 이름을 따릅니다.

  • 가장 많이 사용된 이름: 요한(John) – 23명
  • 다음으로는 그레고리오(16명), 베네딕토(16명), 클레멘스(14명), 레오(13명) 등
  • 단, ‘베드로’는 초대 교황 베드로를 기리기 위해 재사용하지 않음

즉위와 동시에 새 교황은 **‘어부의 반지’(Fisherman’s Ring)**를 낍니다. 이는 사도 베드로의 상징으로, 교황의 영적 권위를 상징합니다.

차기 교황 후보군,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주목받는 이유

이번 콘클라베는 특히 비(非)백인 교황, 첫 아시아 출신 교황 탄생 가능성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필리핀): 개혁 성향,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사한 목회 스타일
  • 프리돌랑 암봉고 베상귀 추기경(콩고민주공화국): 인권과 빈곤 문제에 활발히 발언
  •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대한민국): 개혁 지향적이면서도 신학적으로는 전통적이며 요한 바오로 2세와 유사한 성향

보수 진영에서는 헝가리의 페테르 에르되 추기경이 거론되며, 바티칸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도 강력한 중도 후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퀴즈에 출연하신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님도 포함이 되었네요.

맺음말: 교황 선출, 단순한 선거가 아닌 ‘성령의 뜻’

콘클라베는 정치적 다툼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에 따라 전 인류의 영적 지도자를 선출하는 신성한 의식입니다. 엄격한 규율과 기도 속에서 선택된 교황은 단순한 종교 지도자를 넘어, 세계 평화와 인류 존엄을 위한 상징적 존재가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제267대 교황은 누구일까요? 전통을 존중하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사랑과 평화를 실현할 리더가 등장하길 전 세계가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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