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엄마 찾아 삼만리와 제노바의 등대 – 선의는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빛입니다

by 똑똑똑32 2025. 5. 7.
반응형

알쓸별잡 지중해 편 제6화에서 다룬 <엄마 찾아 삼만리>의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등대의 상징성, 그리고 우리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선의’(善意)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 제노바에서 다시 떠올린 마르코의 여정

이탈리아 북부의 항구도시 제노바. 이곳은 위대한 항해자 콜럼버스가 태어난 도시이기도 하지만, 또 하나의 ‘위대한 소년’ 마르코가 출발한 곳으로도 기억됩니다. 그 소년의 이름은 마르코 로시. 바로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리>의 주인공입니다.

1976년 일본에서 제작된 이 만화는 사실 이탈리아 작가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의 단편소설 『사랑의 학교』의 한 에피소드에서 유래합니다. 원제는 「아펜니노 산맥에서 안데스 산맥까지」(Dagli Appennini alle Ande)로, 제목처럼 유럽의 이탈리아에서 남미 아르헨티나까지 이어지는 한 소년의 기나긴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 여정은 단순한 모험이 아닙니다.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소박한 사랑, 그리고 그를 도와주는 수많은 ‘선한 사람들’의 손길이 빚어낸 기적이자 로드무비입니다.

엄마찾아 삼만리를 보고 싶다면 티빙(https://www.tving.com/contents/P001701578)을 통해 시청가능합니다.

 

🚢 제노바의 등대, 마르코의 기억이 머문 곳

마르코가 어린 시절 자주 찾았던 곳은 제노바 항구에 위치한 란테르나(Lanterna) 등대입니다. 이 등대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그에게 있어 ‘그리움의 방향’을 가리키는 빛의 나침반이었습니다.

“엄마는 저 등대 너머에 있어…”

 

란테르나 등대는 12세기부터 제노바의 관문을 지키던 상징적인 건축물로, 바다로 나가는 이들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마르코에게도 이 등대는 엄마가 있는 아르헨티나를 향해 마음을 비추는 ‘정서적 이정표’였을 것입니다.

이 등대를 등지고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소년의 모습은, 마치 등을 내어준다는 의미의 ‘등대’처럼 누군가의 길을 밝혀주기 위해 자신의 뒷모습까지 내어주는 ‘선의’ 그 자체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 선의(善意), 그것은 목적 없는 사랑

<엄마 찾아 삼만리>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선의’입니다. 마르코는 어머니를 찾아 아르헨티나로 향하는 여정에서 수많은 고난을 겪습니다. 그러나 매번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나타납니다.

  • 배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힘든 시간 속에서도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내어주었고,
  • 이민자들의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은 지친 소년에게 새 옷과 여행 경비를 마련해줍니다.
  • 심지어 원숭이 친구 아메디오도 그의 외로운 길에 유일한 위로가 되어줍니다.

 

그들은 왜 마르코를 도왔을까요? 댓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마르코의 사연을 듣고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은 마음”, 그것이 선의입니다.

“엄마 찾아 삼만리의 진짜 주제는 ‘선의’입니다. 선한 사람들이 마르코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 여정은 결코 완성되지 않았을 겁니다.”

 

📌 오늘날의 ‘선의’, 사라진 개념일까요?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선한 의도’를 의심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우리는 “왜?” “뭘 노리는 거지?”라고 묻곤 합니다. 하지만 선의는 본래 이유 없는 친절, 바라지 않는 사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 니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선한 인간은 이기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때로는 그것을 넘어서기도 한다.”
  •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비관적이었지만, 연민과 공감만은 선의의 씨앗으로 보았습니다.
  • 불교에서는 자비(慈悲)를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해석합니다.
  •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행복은 타인을 돕는 행동에서 나온다”고 했고, 로고테라피의 창시자 빅터 프랭클은 “삶의 의미는 오직 타인을 위한 행동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마르코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등대입니까?”

<엄마 찾아 삼만리>는 단순한 어린이 만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잊고 있던 ‘선의’의 본질을 되묻는 철학적인 메시지입니다.

  • 우리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는 등대 같은 존재일 수 있을까요?
  • 우리가 낸 작은 선의가 누군가에겐 3만리의 길을 건너는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모든 여정은 ‘공동체’와 함께 완성됩니다.

📝 마무리하며 – 선의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꺼내 쓰면 됩니다

마르코는 결국 엄마를 만났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작고 따뜻한 마음들이 이어져, 그는 기적 같은 상봉의 순간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마르코처럼 길을 잃고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거창한 게 아니어도 좋습니다. “괜찮으세요?” 한 마디, “이거 드세요”라는 소박한 손길이 바로 그 시작입니다.

선의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줄 수 있는 작은 온기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