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에서 기안84는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를 인상깊게 보았다며 네팔여행을 빠니보틀, 덱스, 이시언과 함께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기안84가 인상깊게 본 6부작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를 짧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 고대의 길, 차마고도(茶馬古道)를 아시나요?
차마고도는 ‘차(茶)’와 ‘말(馬)’이 교역되던 길이라는 뜻입니다. 고대 티베트와 중국 윈난을 연결하는 무역로로, 해발 5,000m가 넘는 험준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이 길은 단순한 교역로가 아닙니다. 수천 년간 인간과 말이 함께 생존의 조건을 찾아 나섰던 '삶의 무대'였죠.
2007년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1부 "마지막 마방"은 이 거대한 여정의 잊힌 주인공, 마방(馬幇)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말과 함께 생존과 희망을 싣고 길을 나서는 그들의 삶은 ‘길 위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 마방, 길 위의 사람들
마방이란 말을 몰고 무역을 하는 상인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보리, 소금, 약초, 말 사료 등을 들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넙니다. 그러나 그 여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습니다.
- 수직 암벽을 따라 이어진 길
- 줄 하나에 의존해 강을 건너야 하는 절벽
- 말과 사람이 함께 목숨을 거는 위태로운 고개
이 길을 만든 것도, 유지해온 것도 모두 그들입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삶의 조건이 그들을 다시 이 길로 부릅니다.
🐎 말, 생존의 동반자
마방의 여정에서 말은 단순한 운반 수단이 아닙니다. 말이 곧 생계이자 가족입니다. 말이 다치면 마방은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발에 물집이 잡히거나 늪에 빠진 말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수십 명이 움직입니다. 이는 단지 ‘이윤’ 때문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 때문입니다.
한 마리가 늪에 빠졌을 때 모두가 힘을 합쳐 말의 목숨을 구하고, 또 어떤 말은 험한 고개를 넘다가 다리를 다쳐 결국 버려지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 히말라야, 극한의 생존 시험대
마방의 길은 대부분 해발 4,000~5,000m의 고산지대를 가로지릅니다. 눈과 비, 바람과 절벽, 늪과 얼음이 번갈아 나타나는 이곳은 인간의 의지력과 협업 없이는 건널 수 없는 곳입니다.
- 사흘 내리는 비로 젖은 짐
- 밤새 실종된 말들을 찾는 새벽
- 급경사에서 추락하는 말들
- 해발 5,000m 설산 아래에서 얼어붙는 인간과 짐승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방은 침묵 속에서 묵묵히 다시 짐을 싣고 출발합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교역이 아니라 삶을 위한 순례입니다.
🌾 마을을 위한 희생, 공동체의 울림
마방은 단지 개인의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가족과 마을의 생존을 위해 길을 떠납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마을 사람들은 마방이 떠나는 날 향을 피우고 오색 천을 날리며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
- 형과 동생이 같은 여인을 아내로 맞아 한 집을 이루는 ‘형제 공처제’
- 노인들이 뒷산에 올라 부적을 태우며 기도하는 장면
- 1마리의 말이 다치면 모두가 멈추는 연대감
이는 니체가 말한 운명애(Amor fati), 정혜신 박사가 강조한 ‘공감의 힘’, 불교에서의 ‘무아(無我)의 실천’과 닮아 있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공동체와의 연결 속에서만 완성되는 삶의 진리입니다.
💰 값으로 환산되는 땀과 고통의 결과
결승점에 도착하면, 마방은 소금과 약초, 송이버섯을 팔아 수익을 얻습니다. 하루에 열 발자국도 겨우 걸어야 했던 산길을 넘어, 이들은 각자 1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러나 그 여정에는 말의 죽음, 동상의 고통, 산사태의 공포가 함께합니다.
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도 다시 이 길에 오르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 기안84가 네팔을 선택한 이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에서 기안84는 ‘차마고도 다큐멘터리’를 인상 깊게 본 기억으로 네팔을 선택합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의 본질과 맞닿은 여정을 원한 것입니다. 말과 사람, 그리고 길 위의 고통과 연대는,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잊혀진 존엄한 삶의 자세를 일깨워줍니다.
✍️ 마무리하며
《차마고도》 1부는 단지 먼 나라 사람들의 고된 삶을 구경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다큐를 통해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위해 길을 나섰는가?”
길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걸을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고통과 사랑, 그리고 연결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