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무전기가 다시 울립니다.
2025년, tvN 드라마 <시그널>이 시즌2 ‘두 번째 시그널’로 돌아옵니다.
2016년 첫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 12.5%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던 이 드라마는, 형사물의 외형을 빌린 사회정의 드라마이자 장르물의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이번 시즌2에는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시즌1의 주역들이 그대로 복귀하며, 시공간을 뛰어넘는 무전기를 매개로 다시 한번 미제사건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범인을 잡는 수사극"이 아닙니다. 시그널이 돌아오는 진짜 이유는, 여전히 우리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시그널>의 작가 김은희는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그런 이야기만 쓰냐고 묻는다면, 아직 그런 사회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은희 작가는 항상 드라마를 통해 ‘정의롭지 않은 현실’에 대한 분노와 희망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 권력의 불균형,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는 사람들… 이 드라마는 그러한 현실의 균열을 고발하는 목소리이자, 그 균열을 메우고 싶은 의지입니다.
극 중 이재한 형사의 대사처럼,“죄를 지어도 돈 있고 빽 있으면 잘 먹고 잘 살아요.”
이 단순한 문장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분노를 자아냈고,
그 덕분에 <시그널>은 단지 한 편의 드라마를 넘어서 시대의 거울로 기능했습니다.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 “그들은 왜 벌을 받지 않는가?”
<시그널>은 단순히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늘 우리 사회가 던지지 못한 질문들이 녹아 있습니다.
- 왜 어떤 죄는 끝내 해결되지 않는가?
-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왜 책임지지 않는가?
- 피해자는 왜 잊히고, 가해자는 살아남는가?
이런 질문은 드라마 속 형사만이 아닌, 시청자 모두가 함께 떠안게 되는 질문이 됩니다.
그리고 그 물음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2025년의 대한민국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비슷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그널은 장르물이 아니라 저널리즘이다
손석희는 <손석희의 질문들> 방송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뉴스만이 저널리즘이 아닙니다. 드라마도, 음악도, 예술도 세상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시그널>은 바로 그런 드라마입니다.
허구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 속에서 다뤄지는 모든 사건은 현실의 그림자입니다.
드라마는 시대를 기록하고, 때로는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됩니다.
김은희 작가는 바랐습니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는 대본을 쓸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그 말이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간직해야 할 작은 약속처럼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무전기 소리가 그리웠던 이유
<시그널> 시즌1은 열린 결말로 끝났습니다.
15년 전 실종된 이재한 형사가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암시, 그러나 그의 생사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 열린 결말은 마치 시청자에게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속삭이는 신호 같았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그 신호는 다시 울립니다.
<두 번째 시그널>은 그 이어진 이야기를 통해
정의와 상식, 그리고 희망이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증명하려 합니다.
마무리하며: 우리가 시그널을 기다리는 이유
<시그널>은 단지 범인을 잡는 이야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미스터리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억울함이 사라지는 사회, 범죄가 은폐되지 않는 시스템, 누군가의 죽음이 잊히지 않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이 드라마의 귀환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도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그널>은 그 상식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무전기 너머에서 다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